축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지네딘 지단이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지 않는 장면을 한 번쯤 봤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개인적인 습관이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침묵 뒤에는 130년이 넘는 식민지배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가 우리나라를 꺾었을 때 처음 제대로 이름을 인식했을 정도로, 솔직히 저는 알제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역사를 파고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묵직한 이야기였습니다.알제리 독립전쟁 이전 프랑스의 식민지배아프리카 식민지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알제리가 유독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프랑스 식민지였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프랑스는 1830년대에 이미 알제리를 침공했습니다. 19세기 말에야..
유럽 여행을 꿈꾸다 보면 빈이라는 도시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저도 크리스마스 즈음 눈 쌓인 빈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배경으로 맥주 한 잔 하는 장면을 상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상상을 하다 문득 이런 의문이 생겼습니다. 독일어를 쓰고 같은 게르만 민족인데, 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끝내 하나의 나라가 되지 못했는지 말입니다. 그 답을 찾으러 유럽사를 뒤지기 시작했고, 알면 알수록 오스트리아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나라였다는 사실에 입이 벌어졌습니다.오스트리아와 독일 - 신성로마제국: 오스트리아는 사실 유럽의 패권국이었다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오스트리아를 오랫동안 그냥 히틀러의 고향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작은 나라처럼 보이고, 독일 옆에 조용히 붙어 있는 이미지였기 때문입니다. ..
어릴 때 위인전에서 넬슨 만델라 이름을 처음 봤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가,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 그게 제가 오랫동안 알고 있던 전부였습니다. 군 복무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다 온 동기 형이 "만델라는 거기서 신처럼 여겨지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도, 막연히 고개만 끄덕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에 샤프빌 학살부터 로벤 섬 수감, 석방까지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 보니, 그냥 위인이 아니라 정말 다른 차원의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파르트 헤이트와 샤프빌 학살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는 단어, 학교 수업 시간에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는데 그때는 그냥 '인종차별 정책'이라는 단어 하나로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니 이건 단순한 차별이 아니었습니다. 아파르트헤..
1957년, 아프리카 최초로 사하라 이남에서 독립한 나라가 바로 가나입니다. 솔직히 저는 가나를 오랫동안 카카오 생산지, 아니면 2022년 월드컵에서 한국과 2대 3으로 접전을 벌였던 축구 잘하는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나의 독립 과정과 그 이후를 들여다보니, 단순히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굴곡진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독립을 이끈 영웅이 어떻게 독재자로 변해가는지, 그리고 그 후에도 반복되는 정치적 실패가 어떤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는지, 공부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역사였습니다.가나 근현대사 - 독립운동: 골드코스트에서 가나로1874년부터 영국의 식민지로 편입된 골드코스트(Gold Coast)는 기존의 서아프리카 강대국이었던 아샨티 왕국(Ashanti Ki..
아프리카 지도를 보다가 문득 이상한 걸 발견한 적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2026 월드컵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예상 밖의 활약을 펼치는 걸 보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봤습니다. '콩고공화국'이랑 '콩고민주공화국'이 서로 다른 나라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방송인 조나단 덕분에 국가 이름을 겨우 외웠던 제가, 두 나라가 콩고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별개의 국가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된 겁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지 알아보겠습니다.두 콩고의 출발점, 유럽의 욕심이 그은 선콩고 지역이 유럽에 처음 알려진 건 15세기 말, 포르투갈 탐험가 디오고 캉이 콩고강 하구에 도달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수백 년간 콩고는 유럽의 내륙 침투를 막아냈는데, 광활한 밀림과 험준한 급..
솔직히 처음엔 그냥 여행지로만 봤습니다. 도쿄 골목 편의점에서 친구들과 야식을 사다가 밤새 떠들던 그 일본이, 알고 보니 불과 수십 년 전에 완전히 잿더미에서 출발한 나라였다는 걸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 어떻게 1968년에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되었는지, 그리고 왜 거품이 꺼진 뒤 그토록 오래 헤맸는지 — 그 흐름을 직접 정리해봤습니다.전쟁 후 일본 경제 : 패전국 경제 부활1945년 패전 직후 일본은 말 그대로 빈 깡통이었습니다. 도시는 폭격으로 무너졌고, 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게 된 인물이 바로 요시다 시게루 총리입니다. 그는 연합국 점령기(1945~1952년)라는 굴욕적인 시간을 오히려 발판으로 삼았습니다.요시다 독트..
호주 하면 넓은 땅, 맛있는 소고기, 그리고 무시무시하게 큰 벌레 정도만 떠올렸습니다. 영국 식민지라는 건 알았지만 그 시작이 죄수들의 유배지였다는 사실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피와 땀으로 대륙을 개척한 이야기,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호주 - 영국인 유배지의 새로운 목적지18세기 영국은 안팎으로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산업혁명과 인클로저 운동이 동시에 몰아치면서 농민들이 땅을 잃고 도시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인클로저 운동이란, 지주들이 공유지를 사유화하면서 농민들의 생계 기반을 통째로 빼앗아 간 토지 독점 현상을 말합니다. 갈 곳 잃은 사람들이 도시에 쌓이자 빈민가가 생겨났고, 굶주림과 질병이 번졌습니다.그 혼란 속에서 범죄율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문제는 당시 영국의 형벌 체계였..
솔직히 저는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옛날에 있었던 공산주의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사라진 나라이다 보니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막연하게 소련 붕괴 때 같이 무너진 나라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이 나라의 탄생과 해체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오늘날 발칸반도의 분쟁이 왜 아직도 꺼지지 않는지 실마리가 보였습니다.유고슬라비아 탄생 - 남 슬라브인들의 꿈유고슬라비아(Yugoslavia)라는 이름 자체가 "남 슬라브인들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남 슬라브족이란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슬로베니아인 등 발칸반도 남부에 터를 잡고 살아온 슬라브계 민족들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이 나라가 처음 국가 형태를 갖춘 건 1918년, 1..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히틀러 정권의 선전장관으로서 6년간 독일 전 국민을 세뇌시킨 인물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괴벨스를 히틀러의 오른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생애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히틀러가 괴벨스를 만든 건지, 괴벨스가 히틀러를 만든 건지 — 그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모호했습니다.괴벨스 유년시절1897년 10월 29일, 독일 라인란트에서 태어난 괴벨스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습니다. 폐렴을 앓은 데 이어 네 살이 되던 해에는 골수염(osteomyelitis)에 걸리게 됩니다. 골수염이란 뼈와 주변 조직에 세균이 침투해 극심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팔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게 만드는 중증 감염병입니다. 괴벨스는 이 병으로 오른쪽 다리가 내반족(clu..
요즘 주식을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처럼 세계를 움직이는 기업들이 전부 주식회사라는 건 알겠는데, 이 구조가 처음 어디서 왔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출발점이 영국도 미국도 아닌 17세기 네덜란드였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후추 한 알 때문에 시작된 이야기가 지금 제가 매일 들여다보는 주식 앱까지 이어진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주식회사의 탄생 배경 - 향신료 무역요즘 마트에서 후추를 집어 드는 일이 너무 당연해서, 이게 한때 금에 비견되는 가격이었다는 사실이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실제로 15~16세기 유럽에서 후추의 별명은 '흑금(Black Gold)'이었습니다. 생육 조건이 동남아시아의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춰져..